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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색 직업들

한국의 대필 인생 스토리 작가, 남의 인생을 쓰는 사람들

by hiwaywell4040 2025. 6. 6.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대신 써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작가가 아닌, 타인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기록하는 ‘대필 인생 스토리 작가’다.
특히 한국에서는 자서전, 회고록, 헌정문 등 다양한 형태의 글을 누군가 대신 써주는 일이 점점 전문화되고 있다.
화려한 문장보다 진심 어린 삶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이들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써주는 직업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고 싶지만, 글을 쓰는 데 익숙하지 않거나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다.
이럴 때 등장하는 존재가 바로 대필 작가다.
특히 ‘인생 스토리 작가’는 단순한 문서 작성 대행을 넘어, 개인의 삶을 문학적인 흐름으로 재구성하는 전문 작가다.
한국에서는 주로 기업인, 정치인, 예술가뿐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들까지도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어 대필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의 영향으로 자서전을 콘텐츠화하려는 수요도 늘어나면서, 이 직업의 역할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필 작가의 하루는 인터뷰로 시작된다

대필 인생 작가의 하루는 커피숍이나 조용한 사무실에서 이뤄지는 인터뷰로 시작된다.
의뢰인의 삶을 들어야만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과거를 더듬는 심리적 여정이기도 하다.
어떤 사건이 인생을 바꿨는지, 어떤 감정이 기억에 남았는지, 후회와 자부심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또 묻는다.
작가는 말보다 침묵을 잘 들어야 하고, 말 속의 말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인터뷰는 보통 수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의뢰인의 말투, 감정, 가치관 등을 파악한 뒤, 이를 문장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핵심이다.
문장은 작가의 것이지만, 느낌은 철저히 의뢰인의 것이어야 진짜 ‘대필’이 된다.

작가의 역할은 공감과 해석

단순히 들은 이야기를 요약하는 수준이라면, AI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필 작가는 감정의 맥락과 시대적 배경까지 이해하고 이를 독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내야 한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산업화 시대를 살아온 사람의 노동 이야기는 단순한 힘듦이 아니라 생존과 가족애로 연결되는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작가는 이 흐름을 설계하는 연출자이자 조용한 동행자가 된다.
또한 의뢰인이 과거를 미화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낮추어 이야기할 때는,
적절한 객관성을 유지하며 균형 있는 시선을 제시해야 한다.
자칫하면 누군가의 인생을 왜곡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 기준도 항상 고민해야 한다.

삶의 기록이 상품이 되는 시대

최근에는 출판 외에도 블로그 연재, 전자책, 유튜브 영상 스크립트 등 다양한 형태로 인생 스토리가 활용된다.
‘기획형 자서전’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 구축이나 이미지 마케팅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은퇴한 CEO가 자신의 경영 철학을 책으로 정리하거나,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콘텐츠화하기 위해 대필 작가를 찾는 경우도 있다.
또한 유산으로 남기기 위한 ‘패밀리 히스토리북’을 작성하는 가족도 늘고 있다.
부모님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자식들에게 전하려는 목적이 크다.
이처럼 인생을 기록한다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의미 있는 상품이 되는 시대에,
대필 작가의 역할은 단순 문장 작성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삶을 글로 남기는 또 하나의 직업

대필 인생 스토리 작가는 남의 이야기를 자기 언어로 풀어내야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그 언어는 자신의 흔적을 지워야 하기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보이지 않는 작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인생을 글로 남긴다는 일은 깊은 책임과 의미를 동반한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인생이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기억되기를 원한다.
이때 대필 작가는 그런 바람을 구체화시켜주는 존재가 된다.
그들은 단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기록을 조용히 도와주는 동반자다.
앞으로도 타인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고 진심으로 전달하려는 작가들의 작업은,
기록의 시대에서 점점 더 주목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