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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색 직업들

호주의 악어 포획 전문가, 맨몸으로 악어를 상대하는 사람들

by hiwaywell4040 2025. 6. 3.

호주 북부 지역에서는 거대한 악어가 종종 인간 거주지로 침입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 투입되어 위험을 무릅쓰고 악어를 포획하는 사람들이 바로 ‘악어 포획 전문가’다.
이들은 단순한 포획 기술자가 아닌, 생태 지식을 갖춘 전문가이자 생명의 균형을 지키는 조율자 역할을 수행한다.

야생과 인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직업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야생 악어 개체 수를 보유한 나라 중 하나다.
특히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 지역에는 ‘염수 악어(Saltwater Crocodile)’라 불리는 세계 최대 종의 악어가 서식하고 있다.
이 악어는 길이 6m, 무게 1톤에 육박하며, 위협적인 공격성을 지닌 것으로 악명이 높다.
문제는 이 거대한 생물이 종종 인간 거주지, 낚시터, 농장, 심지어 뒷마당 수영장에까지 출몰한다는 점이다.
이럴 때 현장에 투입되는 사람이 바로 ‘악어 포획 전문가(Crocodile Wrangler)’다.

포획 그 이상의 역할

악어 포획 전문가의 임무는 단순히 위험한 동물을 잡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생태계 보호, 인간과 야생 동물 간의 갈등 완화, 위험 예방 교육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마을 주변에 악어가 자주 출몰하는 경우 생태적 원인을 분석해 포획이 아닌 ‘이동’과 ‘경고 시스템 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또한, 포획된 악어는 대개 안락사시키지 않고, 사육시설이나 보호구역으로 이송되어 관리된다.
이는 단순한 구제 활동이 아니라, 동물 복지와 생태 균형을 동시에 고려한 방식이다.
이처럼 포획 전문가들은 사람과 악어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종합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생명을 걸고 하는 작업

악어 포획 작업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작업은 대부분 강가, 습지, 늪지대에서 진행되며, 어둠 속에서 야간작업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
악어는 매우 조용히 움직이며, 수면 아래에서 기회를 노리다가 단번에 공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포획자는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덫, 로프, 고정봉 등을 사용해 악어를 제압하며, 때로는 직접 물속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한순간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팀워크와 철저한 사전 계획이 필수다.
실제로 몇몇 전문가들은 다리를 물리거나 중상을 입는 사고를 겪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이 일을 멈추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자신들이 ‘자연과 인간 사이의 균형을 지키는 마지막 방패’라는 사명감 때문이다.

악어와 함께 자라난 사람들

악어 포획 전문가 대부분은 악어와 함께 자라난 지역 주민들이 많다.
어릴 때부터 강에서 수영을 하고, 악어를 가까이에서 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생태와 행동 패턴에 익숙하다.
이들은 악어를 단순한 포식자로 보지 않는다.
존중의 대상이자 조심해야 할 이웃으로 여긴다.
그래서 포획 시에도 가능한 상처를 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기술도 병행한다.
한 예로, 눈을 천으로 덮어 시야를 차단하거나,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악어의 흥분을 진정시키는 방식 등이 있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는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이들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호주의 진짜 영웅들

악어 포획 전문가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지만, 그 존재는 호주의 안전과 생태계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들은 매년 수백 건의 위험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 수많은 생명을 구해내는 현장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들이 존재하기에 호주의 사람들은 비교적 안전하게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동시에 악어 또한 불필요한 학살에서 벗어나 생존의 기회를 얻는다.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갈등을 폭력이나 제거가 아닌 ‘이해와 조율’로 풀어가는 방식, 그것이 바로 악어 포획 전문가의 진정한 역할이다.
호주 북부의 한적한 강가에서, 오늘도 이들은 조용히 악어의 흔적을 쫓으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