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4,000m 이상의 고산 지대에서 살아가는 눈표범은 '히말라야의 유령'이라 불릴 만큼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존재다.
이런 희귀한 포식자를 보호하고 연구하기 위해 험준한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네팔의 눈표범 추적자들이다.
이 글에서는 눈표범 추적자들의 역할과 생태 보전의 가치, 그리고 그들이 매일 마주하는 도전과 삶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히말라야의 고요한 그림자를 좇는 이들
눈표범은 야생동물 중에서도 보기 어려운 희귀한 종으로 꼽힌다.
그들의 서식지는 네팔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의 고산 지대이며, 사람의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해발 3,000~5,000m에 이르는 험준한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때문에 눈표범은 전통적으로 '산의 유령'이라 불리며 신비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포식자는 기후 변화와 서식지 파괴, 밀렵 등으로 인해 점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등장한 직업이 바로 '눈표범 추적자'다.
이들은 대부분 현지 주민이거나, 생태 보존을 사명으로 삼은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산을 오르며 눈표범의 흔적을 찾고, 그 데이터를 연구기관과 공유해 생태계 보전에 기여한다.
눈표범 추적자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설산의 찬바람을 맞으며 눈 속에 희미하게 남겨진 발자국을 따라가고, 털 흔적이나 배설물, 긁힌 나무 껍질 등 눈표범의 흔적을 수집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관찰을 넘어서 과학적 기록과 분석을 기반으로 하며, 최신 GPS 장비와 카메라 트랩도 함께 사용된다.
이들의 작업은 눈표범의 개체 수 파악, 이동 경로 분석, 서식지 내 위협 요소 파악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다.
이는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보전 정책 수립과 국제적 보호 활동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눈표범 추적자는 단순히 동물을 추적하는 사람을 넘어, 지구 생태계를 지키는 수호자라 할 수 있다.
눈표범 추적자의 삶과 그들이 마주한 현실
눈표범 추적자들의 주요 임무는 눈표범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 흔적을 기록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그들은 혹독한 자연환경과 싸우며 매일같이 고산 지대를 누빈다.
이들은 흔히 설산에서 2~3일 이상을 머물며 캠프 생활을 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눈표범의 영역은 넓고, 이동 경로도 일정치 않다.
따라서 추적자들은 눈에 띄는 흔적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바위 위에 남겨진 발자국, 바닥에 떨어진 털 한 올, 배설물에서 분석되는 식습관까지 모든 것이 중요한 정보가 된다.
이 정보들은 GPS를 이용해 지도에 기록되며, 이동 패턴 분석과 서식지 보존 연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추적자들은 마을 주민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인간-동물 간 갈등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가령 가축을 눈표범에게 잃은 농가에 보상 제도를 연결하거나, 눈표범의 영역에 접근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교육 활동을 병행하기도 한다.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추적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보존'의 실천이다.
그러나 이들의 일상은 늘 안전한 것은 아니다.
눈보라, 저체온증, 고산병, 낙석, 야생동물과의 충돌 등 생명의 위협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적자들은 오늘도 설산을 오르며 눈표범의 존재를 세상에 증명하려 한다.
유령 같은 존재를 지키는 사명
네팔의 눈표범 추적자들은 단순히 직업을 수행하는 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인류가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생태계의 일부를 지켜내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설산을 오른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눈표범이라는 희귀종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눈표범 보호가 단지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 생물 다양성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국제 보전 단체와 정부 기관들도 추적자들과 협력해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계가 눈표범뿐 아니라 고산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추적자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는다.
자연은 우리 곁에 언제까지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눈표범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이들의 발걸음은 결국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를 말없이 보여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고요한 눈 속에 찍힌 발자국 하나.
그 흔적을 따라 걷는 이들의 사명감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다시금 자연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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