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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색 직업들

태국의 뱀 추출 전문가, 독사와의 공존을 택한 사람들

by hiwaywell4040 2025. 5. 20.

태국의 어느 마을에서는 뱀이 나타나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뜨거운 날씨와 열대 기후 속에서 뱀들은 집 안으로, 학교로, 심지어 화장실로도 들어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뱀 추출 전문가’는 위험한 현장을 누비며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색 직업군이다.
이 글에서는 태국에서 뱀 추출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 이들이 하는 일, 생존의 노하우와 사회적 인식까지 상세히 소개한다.

뱀이 일상이 된 나라, 태국

동남아시아, 특히 태국에서는 뱀과의 조우가 낯설지 않다.
기후 특성상 뱀은 우기나 고온 건조한 날씨에 인간 주거지로 자주 나타난다.
하수구, 화장실 배수구, 천장 틈새까지 어디든 숨어들 수 있는 뱀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

이러한 위험 속에서 매년 수천 건의 ‘뱀 구조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태국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건 이상의 뱀 추출 요청이 발생한다고 한다.
일반 시민이 감당할 수 없는 위험 상황에 투입되는 사람이 바로 ‘뱀 추출 전문가(Snake Catcher)’이다.

뱀 추출 전문가란 어떤 사람들일까?

뱀 추출 전문가는 단순히 동물을 포획하는 ‘잡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생태를 이해하고, 뱀의 행동을 예측하며, 사람과 뱀 모두가 다치지 않도록 중재하는 ‘위험 생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1. 생명을 다루는 훈련된 전문가
이들은 대부분 정부 공공안전기관 또는 민간 구조단체에서 활동하며,
뱀의 종류에 따라 포획 방식과 장비를 다르게 사용한다.
코브라 같은 맹독성 뱀은 특수 후크와 집게, 보호복 없이 접근하지 않으며,
비독성 뱀은 최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구조하는 데 집중한다.

2. 구조보다 중요한 재방지
한 번 뱀이 들어온 곳은 또 들어오기 쉽다.
전문가들은 구조 후 반드시 침입 경로를 파악하고, 배수구나 틈새를 봉인하는 작업까지 함께 진행한다.
때로는 주택 구조 변경이나 주변 쓰레기 정리까지 조언하는 환경 관리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3. 자연과의 공존을 가르치는 사람들
뱀 추출 전문가들은 단지 뱀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작업을 한다.
포획한 뱀은 멀리 떨어진 산림 지역에 방생하거나, 종 보호 목적의 연구기관으로 이송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뱀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대처법도 함께 교육한다.

현장에서 생명을 건 작업

뱀 추출 작업은 항상 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코브라, 방울뱀, 파이톤 같은 공격성이 강한 뱀은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인다.
현장에서는 순간적인 반응 속도와 정확한 기술이 생명을 좌우한다.

몇몇 전문가는 맹독성 뱀에 물려 생사를 넘나들었고,
병원에서 수차례 해독제를 투여받으며 회복한 뒤에도 현장에 복귀한 사례도 있다.
그들의 위험한 일상은 종종 태국 방송이나 SNS 영상으로 퍼지며, 시민들의 경외심을 자아낸다.

또한 현장마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아 ‘전문가적 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들은 뱀이 숨을 만한 지형, 온도, 습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행동 경로를 파악하고,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포획을 시도한다.

뱀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직업

태국의 뱀 추출 전문가는 단순한 직업군을 넘어, 생태계와 인간의 공존을 실천하는 상징적인 존재다.
이들은 뱀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이해해야 할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게 만든다.

도심과 자연이 맞닿아 있는 태국에서는 뱀과의 접촉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공포로 반응하기보다는, 뱀의 습성을 이해하고 올바른 대처법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실현시키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뱀 추출 전문가다.

그들의 존재는 위험한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해답이기도 하다.
아무리 무서운 뱀이라도, 누군가는 그것을 들고 밖으로 나와 조용히 풀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조용한 영웅들이 있어 태국의 많은 가정이 오늘도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