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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색 직업들

베트남 정취를 품은 작은 배, 바구니 배 운전사의 하루 이야기

by hiwaywell4040 2025. 6. 28.

베트남 메콩강과 해안의 작은 마을에서는 나무가 아니라 바구니로 만든 독특한 전통 배가 있다.
이른 아침 강 위에서 조용히 노를 저으며 관광객과 주민을 실어 나르는 바구니 배 운전사는
현지의 삶과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 글에서는 바구니 배의 구조와 운행 방식, 운전사의 기술과 철학, 그리고 그들이 전달하는 베트남의 정취를 조명한다.

물 위의 작은 방주, 바구니 배의 매력

베트남에서는 특유의 바구니 모양으로 만든 원형 배인 ‘Thung Chai(통차이)’가 전통의 일부분으로 존재한다.
이 바구니 배는 원형 통나무나 대나무로 엮어 만든 구조물로, 물 위에서 둥둥 떠다니며 운행이 가능하다.
크고 육중하지 않으면서도 강의 흐름을 잘 타는 구조 덕분에 조용하고 안정적인 전통 교통수단으로 사랑받아 왔다.
바구니 배 운전사는 단순히 배를 움직이는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바구니 배와 함께 물 위의 삶을 이어가는 장인이며, 물과 바람,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읽는 전문가다.
메콩 삼각주나 해안의 농촌 마을에서는 바구니 배가 주민의 일상, 채소·과일 운반, 어업 활동 등 다양한 삶의 면면을 담고 있다.
관광객이 이를 체험할 때, 운전사는 곧 현지 문화의 안내자가 되어 작은 배 위에서 베트남의 향취를 전한다.
그리고 이 운전사들은 노를 저으며 물살이 빠른 지역이나 조류가 변화하는 곳에서 균형을 맞추는 기술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조용한 집중력과 손끝 감각, 그리고 물의 리듬을 읽는 눈이 필수다.

 

노를 저어 전하는 문화, 바구니 배 운전사의 기술

바구니 배 운전사는 조기부터 바구니 배와 함께 자라난 경우가 많다.
어릴 적부터 물에 띄워진 경험은 안정적인 균형 감각과 물 위에서 노를 저을 때의 리듬을 몸에 익히는 밑거름이 된다.
운행의 기본은 배 안쪽 중앙에 앉아 한 손에는 폐타이어를, 다른 손에는 긴 나무 노를 쥐고 물을 저어야 한다.
이때 노의 방향, 힘의 투입, 몸의 중심 이동을 조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며,
어떤 지점에서는 노 하나로 정박하거나 후진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바구니 배는 바람이나 강의 흐름에 따라 좌우로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운전사는 노의 각도 변화, 몸의 움직임을 미세하게 조절하며 물 위의 안정적인 이동을 완성한다.
관광객이 탑승할 때는 운전사는 배 위에서 조심스러운 안내를 병행하며,
베트남 전통 의복과 모자를 갖추고 문화적 설명을 더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운반이 아닌, 문화 체험 가이드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또한 바구니 배 운행에는 자연 속 안전 관리도 중요하다.
때로는 해초·물고기·수중 장애물을 피해 조정해야 하며, 밝은 낮뿐 아니라 흐린 날이나 약한 비가 오는 날에도 물 위에서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운전사는 날씨와 수위, 조수간만, 수로 폭 변화 등을 사전 읽어야 하며,
그 정보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육감과 관찰력에서 비롯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이상의 감각적 숙련이라 할 수 있다.

 

강 위의 정취를 전하는 조용한 예술가

바구니 배 운전사는 베트남의 문화적 자산 그 자체다.
그들의 작은 배 위에서 전해지는 것은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강가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지혜와 공동체의 삶, 그리고 자연과 동화된 태도이다.
관광객은 바구니 배 위에서 말없이 흐르는 풍경과 리듬 속에 잠시 스며들며,
베트남의 진짜 풍경을 경험하게 된다.
한 손의 노가 배를 부드럽게 흔들 때마다,
시간은 조용히 흐르고, 물 위에 반짝이는 햇살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이들의 하루는 새벽 안개 속에서 시작해, 해 질 녘 황금빛 물결이 흐르는 강 위에서 끝난다.
그리고 그 하루는 바구니 배와 함께 물 위에 울리는 소리 없는 예술이 된다.

베트남의 바구니 배 운전사는 강 위의 고요함을 깨우는 작은 퍼커시스트(percussionist) 역할을 하며,
전통의 바구니가 소리 없는 음악을 연주하게 하는 조용한 지휘자이다.
그들의 운행은 휴양과 체험을 넘어,
자연과 사람, 문화가 만나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 작은 배 위에서 느낀 감각은 언어를 넘어 삶을 잇는 다리가 된다.